통일을 염원하며 통일을 노래하던 최고령 민족시인 이기형 선생(향년 96세)께서 2013년 6월 12일 오후 1시 15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기형 선생은 1917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도쿄 일본대학 예술부 창작과에서 2년간 수학한 후 이기영·박세영·이태준·안회남·지하련 등 카프 계열의 월북 문인들과도 교류했으며1947년 '민주조선'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해방 후에는 동신일보와 중외신보, 민주조선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김구, 이승만 등 임시정부 요인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기도 했다.
고인은 정신적 스승으로 모셨던 몽양이 서거한 후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이후 33년 만인 1980년 시인 김규동·소설가 남정현 등 지인들을 통해 시인 신경림과 평론가 백낙청 등을 만나면서 ‘분단 조국 하에서는 시를 쓰지 않겠다’ 라고 했던 생각을 고쳐 다시 문학과 사회 활동을 재개했다.
82년 첫 시집 <망향>을 출간하면서 그는 2008년 <절정의 노래>까지 모두 열 권의 시집과 전기 <몽양 여운형> <도산 안창호> 등을 펴냈다. 89년에는 시집 <지리산>으로 필화사건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고인은 평소 지병 없이 왕성한 창작활동과 사회 활동을 벌이며 생활하셨다.
최근에는 11번째 시집을 낼 예정으로 ‘원고 교정 관계로 들꽃 출판사를 다녀가셨다. 이제 유고시집이 될 것이다.’ 라고 창작21 발행인(문창길 시인)은 안타까움을 말했다.
한편 분단의 현실이 바라보이는 통일동산 아래 장지인 경기도 파주군 동화경모공원에서 유족과 친지들, 창작21작가회(회장 최순섭) 시인들, 몽양 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부영)회원들, 천주교 교우 등 몇몇 지인들이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는 가운데 이기형 시인(세례명 베드로)은 분단도 없고 전쟁도 없는 안식의 나라로 평온하게 떠나셨다.
유족으로는 부인 방현주씨와 아들 휘건(한양대 화학과 교수)씨, 며느리 윤석희(변호사)씨가 있다.
[최순섭 기자 : css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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