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서울 신당동 시인의 집에서 초대시인으로 나온 손택수 시인과 시인들이 함께하는 <시인포럼>이 있었다.
2007년 시인들이 주축이 되어 비영리 민간단체로 출발한 좋은 세상(상임대표 조영순 시인)은 사람과 삶에 뿌리를 둔 예술로서 시의 가치를 찾고 그 향기를 이웃에 나누는 <詩앗 나눔>활동을 했으며, 나눔에 동참하는 시인들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눔의 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성숙된 모습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고자 2010년 8월 <시인포럼>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좋은 세상 사무국장 김헌 시인의 사회로 제 3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제1부에서는 강인한시인의 인사말에 이어서 詩앗나눔으로 참석한 시인들이 차례로 시낭송을 했다.
제2부에서는 초대시인 손택수 시인의 작품 '살가죽 구두'를 김인구 시인이 낭송하고 사무국장 김헌시인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 됐다.
과연 어떤 시가 좋은 시일까?
손택수 시인은 '평론가들의 평이 좋은 시 보다는 시인들이 좋아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말했다.
제3부에서는 참석한 시인들의 교류시간이 이어졌다.
좋은 세상 시인포럼은 매월 둘째 토요일 오후 4시에 신당동 시인의 집에서 진행된다.
시인포럼에 참가한 시인들은 시가 지닌 감성과 향기를 향유하며 시인과 독자가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시와 우정을 나누는 기쁨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인구 시인의 소개로 詩앗 나눔에 참석한 진란 시인과 안이삭 시인은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시인포럼에 오기를 잘했다고 덧붙였다.
살가죽 구두
손택수
세상은 그에게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맨발로 세상을 떠돌아다닌 그에게
검은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부산역 광장 앞
낮술에 취해
술병처럼 쓰러져
잠이 든 사내
맨발이 캉가루 구두약을 칠한 듯 반들거리고 있네
세상의 온갖 흙먼지와 기름때를 입혀 광을 내고 있네
벗겨지지 않는 구두,
그 누구도
벗겨 갈 수 없는
맞춤 구두 한 켤레
죽음만이 벗겨줄 수 있네
죽음까지 껴 신고 가야 한다네
< 손택수 | 시인·신동엽 창작상, 이수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 >
[최순섭 기자 : css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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