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염색체가 농촌진흥청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해독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맛, 색깔, 모양 등이 다양한 배추에서부터 항암, 항산화, 비타민 등 기능성 성분이 다량 함유된 배추, 내병성 등 재해저항성 배추까지 맞춤형 배추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식물유전체 연구팀(팀장 박범석 연구관)은 ‘배추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 일환으로 배추의 10개 염색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1번과 2번 염색체의 약 6,500만개 DNA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했다고 밝혔다.
또한, 2번 염색체 해독결과에 대해서는 유전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11월호에 ‘배추 2번 염색체의 서열과 구조’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1번 염색체 해독결과는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배추 2번 염색체는 3,200만개의 DNA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7,058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유전자 중에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 효소를 조절하는 ‘인산화효소(kinase)’,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등 500개 이상의 중요한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배추 염색체 해독은 배추과 작물(겨자, 양배추, 브로콜리, 유채, 무 등) 중에서는 세계 최초이며, 우리 자체기술로 고등식물의 염색체를 완전해독한 첫 번째 사례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식물유전체 해독 능력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중국과 함께 G8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한편, ‘배추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는 농촌진흥청 주도로 한국, 영국, 중국, 호주, 캐나다, 일본, 프랑스 등 7개국이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추 유전체를 완전해독하기 위한 사업으로, 10개의 배추 염색체를 각 나라별로 나눠 해독에 들어가 1, 2번 염색체를 맡은 우리나라가 가장 처음으로 해독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 유전자분석개발과 문정환 박사는 “이번 배추 염색체 해독은 다양한 맞춤형 배추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지도를 얻은 셈”이라며 “앞으로 배추의 병저항성 유전자, 기후변화대응 유전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성분 생합성 유전자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에코맘기자 : lek20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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