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트렌드 키워드는 ‘화려한 컬러’.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불황기 핵심전략 중 하나로 컬러를 새롭게 할 것을 제안, 특히 기분 전환 및 개성표출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화려한 컬러를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선명한 컬러로 마음의 위로를 받거나 효율적으로 자기를 표현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선명한 컬러는 특정 연령이나 세대에 관계없이 많은 소비자와 다양한 산업 군에 걸쳐 다양하게 확대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선명하고 화려한 컬러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에서 부각되고 있다.
마음까지 가라앉기 쉬운 불황기에 레드, 그린, 블루 등의 원색 물결이 소비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컬러의 대표주자 레드는 불황에 특히 사랑 받는 컬러다. 손안의 패션 액세서리로 발전한 휴대폰도 레드 컬러를 강조하고 나섰다.
모토로라가 최근 선보인 폴더폰 V10은 블랙과 레드 컬러가 조화를 이룬 그라데이션 폰. 상반된 블랙과 레드의 조합을 그라데이션 기법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V10에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두 개의 컬러를 각각 따로 입히는 이중 진공증착 처리를 거쳐 고급스러운 그라데이션 컬러를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모토로라 CXD 서울 스튜디오의 황성걸 상무는 “레드는 눈길을 끌기에 가장 좋은 컬러로, 휴대폰 같은 소품도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며, “모토로라가 그라데이션으로 재해석한 레드 컬러는 블랙과 어우러짐으로써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동시에 발산, 불황기에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발은 스타일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패션 소품이다. 화려한 컬러의 신발로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한 방법으로써 운동화부터 굽 높이가 10센티미터에 이르는 킬힐까지 무지개 색의 컬러풀한 신발이 불황기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컨버스는 2009년에만 한정 판매되는 ‘컬러캡슐 컨버스’를 선보였다. 퍼플, 옐로우, 블루 등 6가지 원색의 운동화들은 컬러 스키니진과 코디하기에 안성맞춤. 소다는 봄/여름 컬렉션으로 그린 컬러 글래디에이터 슈즈, 레드 컬러 스트랩 샌들 등 다채로운 컬러의 여성 구두를 출시했다.
소녀시대가 “Gee” 무대에 입고 등장한 현란한 색상의 스키니진은 무채색 위주였던 스키니진이 원색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옥션의 의류 총괄 강봉진 팀장은 “최근 형형색색의 팝 컬러가 파스텔 컬러를 제치고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며 “팝 컬러는 과거 부분적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주요 색상이 됐으며, 특히 불황에 시각적인 즐거움과 대담함을 강조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인기”라고 설명했다.
차분한 스타일의 대명사인 트렌치코트마저 화사한 컬러로 갈아입었다. 의류 브랜드들도 컬러 열풍을 반영하여 데코는 옐로우, 오렌지, 그레이 컬러가 볼드하게 들어간 트렌치코트를, 타미힐피거는 레드 컬러 채크 패턴의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화려한 컬러를 밖으로 드러내기가 부담스럽다면 속옷으로 대체해보자. 여성 속옷도 불황을 맞아 밝고 경쾌한 컬러가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시즌 속옷은 디자인이 심플한 대신 화사한 색상으로 여성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 비비안은 붉은색 꽃이 크게 그려진 브라와 팬티 세트를 비롯해 퍼플, 오렌지, 민트 등 화려한 컬러의 속옷을 선보였다. 비너스도 여성 속옷에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 그린 또는 옐로우 컬러의 속옷을 출시했다.
의상과 소품이 아무리 밝고 화려해도 얼굴이 칙칙하면 안될 터. 올해 들어 화장품 브랜드들도 더욱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맥이 2월말 출시한 한정판 ‘헬로키티 컬렉션’에는 바이올렛, 민트 등 화려한 컬러를 자랑하는 4색 아이섀도우가 포함되었다. 슈에무라는 봄/여름 신상품으로 14가지 핑크 립스틱을 출시, 전속모델 이혜영이 2년 전 드라마에서 사용해 인기를 끌었던 ‘언리미티드 파라독스 핑크 컬러’를 다시 선보여 불황기 핫핑크 립스틱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한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립글로스보다 립스틱을 많이 출시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보다 선명한 색상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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