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SERI 경제포커스 제315호 ‘금융자산 동반 강세 현상 진단’를 발표했다.
1. 주식 및 채권 시장이 동반 강세
주가와 채권가격은 일반적으로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 경기 상승기에는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강세. 경기 상승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 반면, 경기 하강기에는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자금수요가 둔화되면서 금리는 하락(채권가격 상승)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기 시작한 2009년 2월 이후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동반 강세 현상이 지속. 채권수익률(국고채 3년 만기)은 2009년 2월 평균 3.8%에서 2010년 10월 평균 3.2%까지 하락. 회사채수익률(3년 만기, AA- 기준)도 같은 기간 7.1%에서 4.1%로 하락. 종합주가지수는 2009년 2월 평균 1,140에서 2010년 10월에는 1,900선까지 상승하며 주식시장도 강세
주식 및 채권 시장이 추세적으로 동반 강세를 나타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세 번째. 1998년 6월∼1999년 6월, 2003년 3월∼2004년 12월에 채권과 주식 가격이 동반 상승
이번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는 과거에 비해 기간이 길고 현상도 뚜렷하다는 점에서 원인 분석이 필요.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 현상은 2009년 2월부터 현재까지 21개월 이상 지속. 이는 1998~1999년 1차(13개월)와 2003~2004년 2차(21개월)에 비해 장기간. 국고채수익률이 10월 15일 3.05%까지 하락하여 기존 최저치(2004년 12월 7일 3.24%)를 경신하는 등 채권가격은 초강세를 유지하고, 주가지수도 1,900선까지 상승하여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2.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의 원인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동반 강세는 금융위기 발생과 밀접한 관련. 주식 및 채권 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인 시기는 외환위기(1997년), 카드사태(2003년), 금융위기(2008년) 직후와 대체로 일치. 위기대응 과정에서 이루어진 금융정책 기조와 위기 전후의 외국인 증권투자 행태 변화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
(1) 위기대응 과정에서 금융완화정책이 강하게 유지
위기를 경험한 직후에는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들어서더라도 경기 재침체에 대한 우려로 강력한 금융완화정책이 장기간 지속. 1998년 하반기에는 외환위기로 급락했던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는 가운데 고금리정책으로 급등했던 콜금리도 고금리정책이 철회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 콜금리(%): 15.7(‘98.6)→4.8(’99.6). 2003년 하반기에는 카드버블 붕괴 이후 하락했던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통화당국은 2004년 11월까지 지속적으로 콜금리 목표(기준금리)를 인하.콜금리 목표(%): 4.25(‘03.3)→4.0(’03.5)→3.75(‘03.7)→3.5(’04.8)→3.25('04.11).
이번 금융위기에도 2009년 상반기부터 경기가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나,글로벌 경기 재침체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로 금융완화정책이 지속. 기준금리는 2009년 2월부터 16개월 동안 사상 최저수준인 2.0%로 유지되다가 2010년 7월에 0.25%p 인상되는 등 금융완화기조가 지속.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지수 상승과 함께 금융완화정책 지속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상황이 공존
(2) 위기 충격 해소에 따른 반작용
금융위기 발생 초기에는 위기상황을 반영해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자체가 위축되면서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동반 약세 현상이 발생. 외환위기 발생 전후인 1997년 11월~1998년 6월까지 주가지수는 181p 하락하고 국고채수익률도 2.6%p 상승하면서 주식 및 채권 시장이 동반 약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2008년 4월~2008년 10월까지 주가 지수는 575p 하락하고, 국고채금리는 0.5%p 상승
금융위기 상황이 일단락되는 경우 동반 약세를 보였던 주식 및 채권 시장이 위기 해소에 따른 반작용으로 동반 상승하는 경향. 1998년 11월에는 1998년 6월에 비해 주가지수가 116p 상승하고, 국고채 금리는 6.7%p 하락하는 등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상승. 2009년 5월에도 2008년 10월에 비해 주가지수가 199p 상승하고, 국고채금리는 1.7%p 하락
(3) 해외 유동성의 국내 유입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및 채권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 현상이 과거보다 강하게 장기간 지속.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단락된 2009년 이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자본시장이 강세를 시현. 외국인 주식 순매수(조 원) : -16.0(‘08.하)→0.5(’09.상)→19.9(‘09.하)→5.5(’10.상). 외국인들은 채권시장에서도 순매수를 확대함에 따라 채권가격이 주가지수와 함께 상승세를 지속. 외국인 채권 순매수(조 원): 27.4(‘08.하)→22.4(’09.상)→30.7(‘09.하)→30.8(’10.상)
특히 2007년 이후 외국인투자자의 채권 매입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증대됐으며 금리 하락에도 큰 영향. 2008년 이후 외국인투자자의 채권 보유 비중이 5%를 넘어서면서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 외국인 채권 보유 비중(%) : 0.6(‘06.말)→4.5(’07.말)→6.8(‘10.8월).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 매수로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된 2010년 7월 이후에도 국고채금리는 하락세를 지속. 국고채금리(%) : 3.8(’10.6월)→3.9(‘10.7월)→3.2(’10.10월)
과거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기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었으나 주로 주식투자에 집중. 1998~1999년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크지 않았으며, 2003~2004년에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주식투자에 집중. 1998~1999년 외국인 증권 순매수는 11조 원(주식 7.2조 원, 채권 3.8조원)으로 2009년(84.2조 원)의 13%에 불과. 2003년 3월~2004년 외국인 증권 순매수는 27.7조 원(주식 24.5조 원, 채권 3.2조 원)이었으며 주식이 88.4%를 차지. 반면, 2009년 2월~2010년 10월까지 외국인 증권 순매수 165.0조 원 가운데 70%인 115.5조 원이 채권투자자금
3. 전망 및 시사점
외국인 투자자금의 향방이 금융자산 동반 강세 지속 여부를 결정
과거 2차례의 금융자산 동반 강세는 위기 이후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 또는 금융완화정책 등에 주로 기인. 1998~1999년의 금융자산 동반 강세는 외환위기 충격에 따른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약세의 반작용 현상에 주로 기인. 위기 탈출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는 현상. 2003~2004년의 금융자산 동반 강세는 금융완화정책과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주식 매입이 주원인
이번 금융위기 이후의 주식 및 채권 시장 동반 강세는 금융완화정책, 위기 충격 해소과정에서 나타난 반작용,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이 자본시장에 대규모로 유입됨에 따라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동반 강세가 장기화. 과거에 비해 금융자산 동반 강세의 기간이 길고 현상도 매우 뚜렷
따라서 주식 및 채권 시장의 동반 강세 유지 여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의 향방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는 경우 금융자산 동반 강세 현상이 사라지거나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소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세심한 정책 대응이 필요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 유입되는 자금의 투자 성향 및 외채 만기 집중도 등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 최근의 외국자본 유입은 미국 등의 금융완화정책으로 확대된 유동성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단기에 다시 유출될 소지. 반면,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유입된 외국자금은 한국경제의 구조개혁과 그에 따른 견조한 펀더멘털을 보고 유입되었다는 점에서 차이
단기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 외국인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장기 투자상품의 개발을 활성화함으로써 장기 금융상품 거래를 확대. 투자 기간별로 인센티브를 차별화하고, 채권의 종류 및 만기를 다양화해 채권시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안정성도 제고. 단기자본 유출입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 국내 은행에만 적용하고 있는 외화유동성비율 등 외환건전성 감독 규정을 외은지점에도 단계적으로 적용. 단기외채 비율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관리하는 지표를 단기외채 관리방안의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금리 인상은 외국자본의 유출입 흐름과 주요국의 금융정책 흐름을 파악해 점진적으로 추진. 금리를 단기에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 현재도 주요국 기준금리가 한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시금리차익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상당 규모 추가 유입될 소지. 주요국 기준금리: 미국 0~0.25%, 일본 0~0.1%, 유로존 1.0%. 적극적인 금리 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관리를 위한 미시적 노력을 지속.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액 중 남아 있는 은행자본확충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금 등의 회수를 검토 [삼성경제연구소전효찬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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