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이날 공판에서 "곽영욱 전 사장이 '5만달러를 줬다'는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면서 "곽영욱 전 사장의 뇌물 공여 인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13차례에 걸쳐 공판을 열었고 사상 처음으로 총리공관 현장검증도 했다.
재판부는 "곽영욱 전 사장이 위기를 모면하려 기억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지적하며 "곽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시간이 진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곽씨에 대한 심야조사가 면담이었다는 검찰의 해명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곽씨가 궁박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언론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사안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5월23일)를 앞두고 검찰의 강압수사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다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모 건설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논란을 자초했다.
대법관을 지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왜 검찰은 이렇게 졸렬한 짓을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전직 총리를 인격 살인하는 검찰의 행태를 보며 검찰 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회적 과제임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검찰이 절제와 품격을 잃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검찰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검찰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이는 한 전 총리 수사를 바라보는 국민 대다수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정행 기자 : mybrand1004 @ envir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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