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데일리뉴스= 조승희 기자]
코로나19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작년 가을 고양문화재단 대표에 취임하여 연말에 청렴패를 수상하고 연초 재단을 전문성 가진 실무형 조직으로 재편하는 등 거침없는 추진력을 보여주며 고양시민의 문화지킴이 역할을 해온 정재왈 고양문화재단 대표를 만나 그의 비젼을 들어보았다.
Q. 작년 9월에 취임하시고 새로운 사업을 많이 기획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추구하시는 문화재단의 역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고양문화재단은 고양시 출자기관으로 고양시 문화정책이나 문화콘텐츠를 시행하는 기관입니다. 고양문화재단은 고양시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고 시민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물론 시장님의 철학도 연동이 되기도 하죠.
고양시는 기초지자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크지만 그래도 지자체잖아요? 우리 고양문화재단은 시민을 위해서 문화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주어진 조건들을 살펴보아야 하겠지요.
고양문화재단은 큰 공연장을 두 개나 갖고 있고 전시공간도 갖고 있어 결국은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요. 공연서비스와 전시회, 교육사업 같은 세 가지 사업이 이 공간을 통해서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되는데 당연히 그것들은 시민을 위해서 양질의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그 목표죠
이것이 공간을 갖고 있는 재단으로써 당연히 기본적으로 해줘야 될 분야이고 시의 정책적인 사업이나 정부의 문화정책 사업을 받아들여 시민을 위해 제공하는 이를테면 지역문화사업들, 생활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들, 더 나아간다면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Q. 2020년을 맞이하시면서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으로 조직을 개편하셨는데 올해 고양문화재단의 큰 그림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궁극적으로 고양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참여함으로써 행복한 시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잘할 수 있게 기획하고 실행하고 그런 것들이 재단의 목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것을 하나로 정리하면 고양시민의 행복을 위한, 문화예술을 매개로한 ‘고양시민의 행복을 이어주는 다리’ 라고 생각합니다. 그 것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딴 것이 ‘고양문화다리’ 사업입니다.
공연장을 매개로한 사업들은 다 해 왔던 사업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심도를 높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고양문화다리 사업처럼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에 직접적인 참여 기회를 준다거나, 창작기회를 준다거나, 활동 기회를 직접적으로 주는 사업들이 필요한데 이것을 문화다리사업이라고 했습니다.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서 행복한 삶을 갖게 하는 것, 궁극적으로 이게 바로 중요한 문화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Q. 문화다리사업 예산 규모는 3억원인데 충분한 금액인가요?
A.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가들의 창작을 위한 지원, 이것을 직접지원이라고 하는데 기초 지자체에서는 전혀 하지 않고 감당하기에도 굉장히 부담이 있습니다. 이거 예산이 적어 보이잖아요. 중앙 정부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경기도 문화재단과 고양시에서 같이 지원한 ‘3억’ 상당히 알찬 예산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잘 분배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예산이 잘 쓰이도록 해야 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지역 문화재단에서 관리하기는 제법 벅찬 사업 중에 하나이지만 이것을 전문예술가 그룹들과 취미·동아리활동을 하는 생활예술가 그룹 양쪽에 고루 지원 될 수 있도록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내세울 만한 고양문화재단 제도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년 12월, 청렴패 수상에 대하여
A. 직원들이 잘해 준 덕분이겠지만 보이지 않는 사이에 시에서 비공개적으로 평가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의미가 있죠.
지역사회에서 평가가 안 좋았던 부분도 있었고 직원들에게 왜곡된 부분들도 있어서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부임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강조했고 실제 그런 것들을 학습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했습니다. 결국, 제가 부임하고 큰 선물을 받은 셈이죠. 저에게는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직원들의 지금의 태도와 자세를 보면 저는 ‘충분히 받을만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여파에 대해 여쭙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공연문화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고양문화재단의 상황과 이에 대처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초기에 여러 가지 시책에 따라 초기 대응을 잘 했고요. 그래서 공연장 방역하는 것도 잘 했고 생각보다 제도적으로 잘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보면요.
대관을 했던 분들이 대관을 취소하는 것은 개인적인 판단이니 어찌할 수 없지만 기획공연은 2월 중에는 시기적으로 많지 않았어요. 대부분 1~2월은 예산이 집행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기획 사업을 많이 배치하지 못합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지요
그래서 2월 사업이 적었기에 큰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고 대관사업 같은 경우에는 원하는 방법에 따라서 환불 해주거나 계약 금액을 되돌려 주거나 아니면 하반기로 대관 기간을 연기해 주거나 하는 방식으로 나름 잡음 없이 처리를 잘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우려했던 것만큼 큰 타격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3월부터는 정상적으로 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얼마 전에 호수공원과 관련하여 고양시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기획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A. 고양시는 여러 가지 인프라가 좋은데 중요한 자산 중에 하나가 호수공원입니다. 나름대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축제도 하고, 꽃 박람회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저는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컨텐츠화로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고 그 중에 하나가 문화콘텐츠 관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상 오페라라는 것은 물 위에서 하는 오페라 공연을 말하는데 상당히 유명한 도시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라고 하는 도시가 있는데 처음에는 배위에서 공연을 하다가 아예 물위에 무대를 짓고 공연하고 있지요. 그런 대담한 시도를 호수공원에서 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전문가들도 “고양시는 할 수 있다“라고 동의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굉장한 기획과 오랜 동안 숙성이 필요하다고...
중국의 <장이머우>라고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북경 올림픽 때 개막식 연출을 한 사람인데 그 사람은 ‘인샹류산제(印象劉三姐)’라는 것을 해요. 호수와 산천을 배경으로 지역 주민들을 동원해서 엄청난 규모의 오페라를 하지요. 그것을 관광 상품화 하고 있는 데 너무 대규모라서... 중국이니까 인건비가 싸서 가능하기도 하겠지만(웃음)
그냥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관광문화 콘텐츠로 성공하려면 어떤 방향을 가지고, 어떤 작품을 가지고, 어떤 규모로 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런 정교한 기획이 필요한데 ‘고양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라는 것입니다. 충분히 경험적으로 볼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아이템은 지역사회 이해 집단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오히려 돈을 만드는 것은 쉬울 수도 있습니다. 시에 지원을 요청해도 되지만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일 어려운 것은 저 공간을 중심으로 한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사실 기자 본인은 문화계 전문인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나 관람문화 또는 문화가치 등으로 전문 예술분야가 어렵게 느껴지고 참여 용기가 선 듯 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쉬운 문화, 대중과 쉽게 접하는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옛날 언론사 시절에서도 기자 동료들 사이에서 똑같은 말을 해요. “문화 용어는 어렵다. 글도 어렵다.”라고 그런데 실제로는 경험을 안 해 봐서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야구를 즐기는데 야구 용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가 어려운 것입니다. 단순한 운동도 있지만 야구는 타율·타점계산도 해야 되고 방어율도 계산해야 하는 완전히 데이터게임이잖아요? 데이터화 되어 있는 그걸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가 어렵고 재미가 없죠?
야구선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외국탤런트보다도 더 모를 겁니다. 상대적인 애정의 정도에 따라 좀 더 어렵게 보일 수도 있고 쉽게 볼 수 있는데 물론 이쪽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노력은 해야 되겠죠.
오늘 여기 미술전시회가 있었는데 해설하시는 분들도 그렇게 말씀을 합니다. “보는 만큼 알게 된다고” 후기인상파 같은 경우도 잘 알려진 사조이긴 한 데 일반 사람들이 볼 때에는 어렵거든요. 처음부터 어려운 것은 아니고 ‘경험을 안 해봐서 어렵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리 재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앞으로 고양 문화재단의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승희기자 :calfred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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