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데일리뉴스=최순섭 기자]
기발하다. 이슬방울로 만든 돋보기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은 어떨까? 이슬방울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들어 내리기도하면서…
극도로 정제된 언어로 시를 쓰는 서정춘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이슬에 사무치다.”를 출간했다.
모두가 힘들었던 2016년을 보내고 힘찬 닭의 울음소리에 2017년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달걀이 품귀한 닭띠 해의 삶은 희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투명한 이슬방울 돋보기로 바라보는 세상을 꿈꾸는 시가 있어 “어리디어린 이슬방울에게 나의 살점을 보태고 싶다”는 원로 시인의 순진무구한 삶이 있어 세상 한 쪽이 환하게 밝아지고 있다.
세상을 더 깊고 더 크게 바라보라는 시인의 지혜가 담겨있는 듯하다.
기자도 올해는 샘물이 보일 때 까지 타래박 가득 맑은 세상을 들어 올리고 싶다. 맑은 이슬에 사무치고 싶다.
표지서평에서 김사인 시인은 “사무침은 근본주의보다 더한 소통이다. 그럼 서로 ‘사무침’은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는 걸까? 서정춘의 시 ‘이슬에 사무치다’는 그 어떤 장황한 설명보다 참다운 교감의 몸가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하략)”라고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정춘 선생을 사랑하는 시인 몇몇이 모여 시집 “이슬에 사무치다”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1부에서는 인사동 시가연에서 전서은 시인, 김인구 시인, 김영산 시인, 서정춘 시인, 최순섭 시인, 김동환 시인이 시낭송과 함께 조촐한 기쁨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2부는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겨 최정인, 김진돈 시인이 합류하면서 축하 분위가 무르익어갔다.
쓰레기 같은 글과 말이 양산되어 세종대왕께서 다시 태어난다면 어리둥절하여 통역이 필요할 것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편편이 정제되고 아름다운 글로 엮어진 이 시집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들고 다니기에도 가볍고 예쁜 이 한권의 시집은 한지 형식의 표지 양장수제본이라서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구하기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서둘러 서점으로 달려가서 주문을 해야 사볼 수 있을 거 같다.
참고로 서정춘 선생은 1941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당선, 1996년 등단 28년 만에 첫 시집 『죽편』을 출간하고, 2005년에 『봄, 파르티잔』,2005년에 『귀』, 2010년에 『물방울은 즐겁다』, 2013년에 한국명시 100선집 『캘린더 호수』, 또한 출간 20년 만에 시집『죽편』이 복간되기도 했다. 제3회 박용래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순섭 기자 : css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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