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세대 부정 선거 논란으로 대학 내 학생자치 선거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리 투표 의혹과 부정 선거운동 등으로 3.15부정선거를 선두에서 저항하며 깨끗한 선거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섰던 대학생들이 이제는 3.15부정선거의 전철을 밟고 있는 듯하다. 지난달 말 중앙대 동아리연합회 회장선거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장의 부정선거운동이 있어 회장직과 선관위원장 자리를 물러났고, 앞서 지난달 초 고려대에선 총학생회장의 부정선거운동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총학생회장이 학교를 자퇴하는 일도 있었다. 대학 내 학생자치 선거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지기 전 이번에는 연세대 문과대 학생회장 선거에서 누군가 고의로 투표함을 훼손한 뒤 특정 후보를 찍은 투표용지를 무더기로 넣어놓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선거는 간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대학 자치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대학 내에서 학생대표가 행사하는 권력은 선거를 통해 창출되고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집단을 국가로 넓게 해석하여 보면 국민은 선거를 통해 참정권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국민주권의식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가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요 몇 년 사이 대학 내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학생자치 선거가 부정선거의 온상지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에서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고 대학 자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의 체계를 습득해 나가게 된다. 그런데 요즘 불거지고 있는 대학선거 논란을 바라보면서 대학에서부터 부정선거를 경험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서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우려된다.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을 보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맺는다’라고 나와 있다. 대학 내 학생자치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나무의 뿌리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민주시민의식 함양과 깨끗한 선거문화 기반조성을 위해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교육을 통해 선거·정치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완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새내기 유권자를 대상으로는 매년 성년의 날을 전후하여 다양한 홍보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자치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속적이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마련뿐만 아니라 이에 발맞춰 학생자치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부정선거는 사회범죄라는 의식을 갖고 깨끗한 선거를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대학 선거의 ‘감시와 처벌’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선거 규칙 마련도 시급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학 내 학생자치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자발적인 감시 기능을 통한 부정선거 근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양시덕양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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