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관련한 구체적인 비전과 추진방향을 9일(수) 내놨다.
시는 ‘원순 씨의 희망 둥지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까지 임대주택 8만 호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뒷받침할 4대 추진전략으로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다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중심 친환경 희망 둥지를 제시했다.
이번 주거복지 프로젝트는 그동안 택지개발에 기댄 아파트 위주의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바탕으로 공급하고, 세입자의 차별 및 소외 해소에 방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박원순 표 임대주택 정책’이라 할 만하다.
프로젝트의 비전은 “미래를 품고 행복을 누리는 희망 둥지”로서, 물리적인 집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주택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 입주자의 주거안정과 희망, 행복을 충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임대주택 8만 호는 민선 5기 6만 호 공급계획(건설형 2만 7,262호+매입형 3만 1,941호)에 박 시장 취임 이후 도입하는 새로운 유형의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2만 호를 추가공급 하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서울시는 10년 7월~11년 1만 5천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1만 8,516호 임대주택 공급에 나서는 등 4개년 간 연차별로 평균 2만 호씩을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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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급하는 1만 8,516호 중 기존 6만 호에 포함된 건설형은 5,083호, 매입형은 4,070호이며, 신개념 추가 물량은 9,363호로 가장 많다.
특히 신개념 임대주택 9,363호는 ▴평형 축소 및 임대비율 조정(2,027호) ▴소규모 보금자리 주택(1,325호) ▴SH공사 미매각용지 활용(2,699호) ▴시유지 활용건설(468호) ▴장기안심주택(1,350호) ▴다가구/다세대/공공원룸 등 매입(1,494호: 수시매입)으로 채워진다.
시는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불편과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임대주택 입주자들의 거주권과 생활권 보장을 위해 계획단계부터 소셜믹스(social mix)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혼합단지에선 역세권이나 복지시설 인접지역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임대주택을 우선 배치한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임대주택 거주자가 자동차 없이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또한, 임대주택을 분양주택과 차별하는 계획도 원천 금지한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동등한 자재․마감을 사용하도록 하고, 계획에서부터 출입구, 주차장, 커뮤니티시설 등 세밀한 부분까지 차별이 없도록 철저하게 점검·관리할 계획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나, 지난 마포 합정1구역과 같이 출입동선을 교묘히 분리 계획해 임대주택 입주자를 차별하는 문제가 발생치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심 내 원룸·다가구·다세대주택 공급으로 자치구별로 임대주택을 균형 있게 안배, 시 외곽 특정지역에 임대주택이 집중되는 현상을 개선한다.
시유지 활용 건설은 문정, 연남, 신정, 등촌, 신내 등 시유지 5곳은 사업에 착수했으며, 수서 등 주차장 부지 20곳도 임대주택과 복합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가구·다세대·원룸 등 매입주택은 올해 2,694호를 포함하여, 14년까지 9,488호를 25개 자치구에 골고루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그동안 ‘저소득’에만 초점을 맞춰 공급하던 임대주택의 대상 범위를 청년층, 여성 독신가구, 신혼부부, 한부모가정, 장애인, 대학생 등으로 확대함으로써 “임대주택=저소득층 거주” 등식 깨기에 나선다.
종전의 영구임대, 국민임대, 장기전세주택은 지속해서 공급하고 ▴청년층과 여성 독신가구를 위한 공공원룸주택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를 위한 장기안심주택 ▴한부모 가정과 장애인 등 영세가구를 위한 기존주택 매입전세임대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 기숙사와 희망하우징을 신규 유형으로 추가해 공급한다.
서울시는 평균 가구원 수 감소추세(‘73년 5명 → ’10년 2.71명 → ‘35년 2.17명)를 고려해 소형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이에 따라 장기전세주택은 85㎡ 초과 대형 공급은 중단하고 85㎡ 이하로 공급하되, 60㎡ 이하 소형을 80%이상으로 대폭 늘렸고, 국민임대주택도 60㎡ 이하로 공급하되, 50㎡ 이하를 80% 이상으로 집중 공급한다.
여기에 슬라이딩 벽체, 미닫이문, 짜임새 있는 수납공간 계획 등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디자인하여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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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쪽방, 고시원 등 비정상주거의 안전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과 민간의 재능기부를 받아 단계적인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 그 첫 번째로 영등포 쪽방촌의 4층 건물 1개 동 95방 리모델링(수선)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
시범사업은 현재 인근 광야교회의 주관(협력)으로 건물주․중간관리자․세입자의 동의를 마치고, 6월 MOU를 체결하여 올해 10월에는 공사를 완료해 입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공공주도의 임대주택 공급방식에서 탈피해 장기안심주택, 협동조합주택, 민간토지임차형 주택 등 민간의 다양한 협력을 통한 임대주택 확대에 나선다.
장기안심주택은 민간주택을 임차할 때 서울시가 임차금액의 30%, 최대 4,500만 원을 보조해 세입자의 전세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올해 1,350호를 공급하고, '14년까지 총 4,05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1,000호 입주자를 모집했고, 오는 7월 나머지 350호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협동조합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이 주택협동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집을 짓고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으로, 올해 강서구 가양동에 20호 내외의 시범사업을 하고, 용역을 통해 우리 실정과 문화에 맞는 사업모델을 마련해 확대할 계획이다.
민간토지임차형 임대주택은 시(SH공사)에서 민간소유의 미활용 토지를 장기 임차해 건설하는 방식으로, 6월 중 토지 모집 공모를 통해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비싼 임대료와 월세로 주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서울시가 토지를 제공하고 지자체․대학이 건설비용을 부담, SH공사가 건설․운영하는 ‘대학생 공공기숙사’를 공급할 계획으로, 노원구 공릉동 시유지를 활용해 시범 공급할 계획으로, 현재 인근 대학과 협의 중이다.
한편, 시는 최근 범죄에 취약한 독신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구로구 천왕 도시개발지구 내 공공청사부지를 활용해 경찰지구대 위에 ‘여성 안심주택’을 건설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유지상 기존 노후 저밀 파출소를 여성전용 임대주택과 복합으로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시는 서울경찰청과의 협의를 통해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편익시설도 똑같은 시설 공급이 아닌 입주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으로 공급한다.
예컨대 신혼부부와 대학생이 주로 입주하는 임대주택이라면 공공보육시설과 독서실 등을 우선 설치하는 방식이다.
또한, 지역주민에게 부족하거나 우선으로 필요한 커뮤니티시설도 적극 확충해 입주자의 자존심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역세권 등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는 유수지(장마 등 유사시 빗물저장시설) 상부를 활용해 지역에 필요한 문화·체육시설 등 커뮤니티시설을 확충하고, 나아가 임대주택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현재 유수지 상부에는 문화․체육시설에 한해 건축이 가능하며, 임대주택 건설이 가능하도록 시설기준이 개정되면, 우선 1~2개소에 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을 새로 짓는 경우, 계획단계부터 ‘에너지 저감 형 주택’으로 설계해 주거비용 절감과 에너지절약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위해 친환경설계 및 에너지효율 등급 취득을 의무화하고, 태양열․폐기물을 재사용하는 자원순환시설을 적극 도입한다.
시는 은평 기자촌 부지 내에 저에너지주택 시범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올해 중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건축설계에 착수키로 했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을 사회기반시설로 인식할 정도로 공급확대에 적극적인 선진국과 같이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임대주택을 학교․병원과 같이 설치가 쉬운 공공시설의 범주로 도입하기 위한 관련 법률 개정을 국토부에 요청,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과 같은 과밀화 도시에서 택지개발에 기댄 임대주택 공급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민간-공공 협력으로 공급방식을 다변화해 임대주택 8만 호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실장은 “임대주택을 공공시설에 포함하는 등 관련 법령 개정을 비롯한 행정·제도적 지원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거주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신규유형으로 도입하는 공공원룸주택 올해 공급물량 631호 중 시유지 상 건설하는 75호를 제외한 556호와 관련해 민간에서 짓는 도시형생활주택(원룸형) 매입 신청을 이번 달 14일부터 받는다고 밝혔다.
매입대상은 준공된 주택과, 신축예정이거나 공사 중인 주택 중 전용면적 14~20㎡의 크기를 동별로 일괄 사들이고, 대중교통 편리하고 수요가 많은 역세권․대학가 등에 있는 주택은 우선순위로 사들인다.
신축예정이나 공사 중인 주택은 공사 착공 시부터 준공 및 소유권 이전까지 공사 추진 공정에 따라 4단계로 나누어 매입대금을 지급하여 사업자의 공사비 조달 부담을 줄여 줄 계획이다.
다만, 개발예정지의 주택, 상가나 지하에 주택이 있는 건물, 집단화된 위락시설 주변주택 등은 매입대상에서 제외 된다.
[이정행 기자: mybrand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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