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각종 오디션프로그램에서는 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수십만을 넘는데, 각 프로그램마다 그 반영비율은 달라도 시청자의 투표결과가 전문가 의견 이상으로 우승자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표행위는 이와 같이 어떤 과정에 참여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오죽하면 아브라함 링컨이 투표용지(ballot)는 총알(Bullet)보다 강하다고 했겠는가.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일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온 나라가 선거분위기로 한껏 고조되어 있다. 후보자등록신청이 끝났고 돌아오는 29일부터는 선거운동기간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선거에서는 세종시지역구 1석이 추가되어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유권자들은 지역구국회의원과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각 1표씩 총2표를 행사하게 된다. 제도적으로 그간의 정치행태를 비판하거나 응원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세대가 투쟁과 항쟁을 통해 힘들게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역사가 무색하게 최근에는 점점 낮아져가는 투표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매 선거마다 빠지지 않고 대두된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호주처럼 ‘의무투표제’를 도입하자는 견해까지 제기될 정도이다.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는 소중한 권리를 의무화 하는 것이 얼핏 모순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투표율로 대의제의 위기까지 거론되는 요즘, 투표참여로 민주주의를 지켜야만 민주주의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순환구조를 생각하면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제도적 강제보다는 성숙한 주권의식에서 발로하는 자율적 참여를 기대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제도에 보다 걸맞지 않을까?
이제 ‘뽑을 사람이 없다.’, ‘누구를 뽑아도 똑같다.’며 투표소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투표행위가 나에게 가져다주는 이득을 잘 따져보기 바란다. 투표를 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앞으로 4년간 나를 위한 법률을 입안하게 지지할 수 있다. 나와 우리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내 손으로 뽑아 더 좋은 지역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도 있는데, 게다가 이러한 기회는 매일 오는 것이 아닌데, 무관심으로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조지 진 나단은 ‘나쁜 관리들은 투표하지 않은 좋은 시민들에 의해 선출된다‘고 하였다.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나쁜 관리들이 선출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싶지 않다면, 우리 유권자들이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인 ‘한 표’를 적극 행사해야한다. 집집마다 배달되는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를 꼼꼼히 읽고, 어떤 후보자의 공약이 우리의 내일을 더욱 희망차게 밝혀줄 수 있을지 현명하게 비교하고 판단하자. 그 다음 투표안내문에서 내 투표소를 확인하고 신분증을 지참하여 투표소에 들르자. 아무리 선거일이 봄바람이 유혹하는 공휴일이라지만 집근처 투표소를 방문하는 데에는 나들이가기 전 수분만 투자하면 될 것이니 말이다.
꽃피는 봄 4월11일,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로 민주주의의 꽃도 활짝 피우기를 기대해본다.
-서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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