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제동에서 태어난 문창갑 시인은 1989년 월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빈집하나 등에 지고’, ‘깊은 밤 홀로 깨어’,에 이어서 세 번째 시집 ‘코뿔소’를 상재했다.
‘틈과 금의 미학’에서 서안나 시인은 ‘코뿔소’는 ‘부품으로 전락한 도시 하층민의 죽음을 통하여 공권력과 자본가의 경제력 증대의 폭력에 노출된 소외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문창갑 시인은 이 시대의 소외된 존재인 시적 화자에 대하여 ‘잡초는 없다.’라든가 ‘금과 틈’에서 새로운 발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희망적인 삶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自序에서 ‘가는 새들이 버리고 간 빈들에서 오는 새들은 어떻게 희망을 일구어 가는지’를 묻고, 풋풋한 사람들에게 진수성찬은 아니라도 내 詩를 만나서 부디 좋은 시간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전한다.
추운 겨울 날 따스한 시 한 편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 시대의 슬픔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문창갑 시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죽, 이라는 말 속엔
아픈 사람 하나 들어 있다.
참 따스한 말
죽, 이라는 말 속엔
아픈 사람보다 더 아픈
죽 만드는 또 한 사람 들어 있다.
-문창갑, ‘죽’ 전문
이 한 편의 시에는 소시민들의 애환이 들어있다. 따스한 가족들의 정성과 사랑이 죽 끓이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시이다. 각박한 시대 인스탄트 식품으로 등장하는 식은 죽이 아니라, 말없이 희생하는 가족이나 이웃들의 모습을 통해 죽 끓이는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 시인은 1989년 월간 ‘문학정신’을 통해 등단, 한국작가회의 회원, '작가연대‘ 편집위원, 고양작가회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의 전당 刊, 7000원. 문의 (02)852-1977.
[최순섭 기자 : css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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