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News Network 에코데일리 : 한미FTA와 내년 양대 선거

11월 22일. 한나라당은 언론의 취재를 막아 국민의 눈과 입을 막은 채 단독으로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하였다. 이번 날치기 통과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의 예산안, 4대강 예산, 미디어법, 노동악법 날치기 통과에 이어 자행한 의회 폭거라고 할만하다.단독처리는 없다던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결국 표결에 참가해 그들의 위선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언론 취재를 봉쇄할 정도로 떳떳하지 못한 한미 FTA 비준안을 군사작전처럼 처리해야만 했을까? 미국과의 재재 협상을 통해 국익의 침해를 막자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한 그들의 행태에 많은 국민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내년 1월 1일 발효한다는 명문규정은 협정문 그 어디에도 없다. 이번에 꼭 처리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미국의회의 FTA 비준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한나라당은 강행처리라는 절차을 밟고 말았다. 누차 강조하지만, 이번 한미 FTA는 서민의 삶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미 FTA는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중소기업의 도산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약화시켜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불러온다. 질병 환우들은 이제 복제약 대신 특허약을 사 먹어야 해 약값 폭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약값 상승은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켜 건강보험제도를 망치게 된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오를 것이다. 협정문 16조에는 ‘전기, 수도, 가스, 철도 등 공공요금은 상업적 판단에 따라 책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지금처럼 한전이 적자를 보면서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공기업에 대한 외국인 소유지분 제한규제가 폐지되고,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지분, 주주권 행사가 늘어나 자신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 요금인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의해 골목상권도 바람 앞 등불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동네슈퍼마켓, 통닭집, 피자집, 정육점, 상점, 채소가게 등의 영업이 어려워질 것이다. 전통시장 주변 1Km 안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입점하지 못하게 한 유통법 때문에 미국의 대형마트나 국내 마트에 투자한 미국인이 손해를 봤다며 ISD 조항을 들어 문제를 제기한다면 우리는 꼼짝없이 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농업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직접적 피해뿐만 아니라 식량 주권까지 전부 미국의 손아귀에 넘어갈 수도 있다.

독소조항도 문제다. 위에서 언급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비롯해 서비스시장 네거티브 방식 개방 때문에 도박, 섹스, 피라미드 판매업 등 사행사업이 들어와도 이를 막을 수 없으며, 한번 개방된 내용은 래칫조항(역진 방지장치)에 의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 밖에도 무역적자, 복지제도 후퇴, 외환위기 시 금융통제 불가능, 동북아시아 긴장 고조 등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한미 FTA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협상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비준해야 했다. 피해를 보는 국민을 위한 철저한 사후대책을 세워놓고, 비준을 했어야 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한미 FTA를 내년 1월 1일 발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국가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서민의 삶을 더 깊은 나락으로 빠뜨릴 한미 FTA의 폐기와 재재 협상을 통해 국익의 균형을 살리는 길은 국민의 힘만이 가능하다.

한미 FTA협정문 24.5조 2항은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의회폭거를 자행한 한나라당으로 의회권력을 회수하고, 정권교체를 통해 한미 FTA를 제 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이 국민의 생활에 더욱 중요한 이유다.

민주당 은평구 을 지역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김성호